사랑에 대하여-형평 이론, 친밀감 이론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것처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행복이 중요한 이유는 그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사랑의 유형과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시간에는 그와 더불어 연구되고 있는 형평 이론, 친밀감 이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형평 이론

형평 이론은 사랑을 논할 때 이성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이에 따르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 두 사람은 관계에 투자하는 양에 비례하여 관계로부터 적절한 이득을 취득한다고 알아챌 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투자와 이득이 균형을 이루는 관계는 지속되지만, 그러지 못한 불균형의 관계는 중단되게 됩니다. 경제학과 일맥상통하는 이론인 형평 이론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 관계 속에서 손해와 이득을 계산하게 된다고 가정합니다. 돈, 물품, 정보, 보살핌, 지위, 애정 등과 같은 대인관계 자원들이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교환되고, 이 자원들이 어떠한 것이든 두 사람이 주고받는 것의 형평성이 유지될 때 그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평 이론을 지지하는 많은 연구를 살펴보면 외모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매력을 느끼고 연애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동성 친구들도 역시 비슷한 신체적 매력에 따라 짝을 이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신체적 매력과 같은 한 차원에서 서로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그것을 다른 차원, 예를 들어 직업적 성공과 같은 면에서 보상할 수 있다고 파악합니다. 신체적 매력이 뛰어난 여성은 부유한 남성과 짝을 이루기 쉽고, 이는 남성의 부가 그의 결점을 보상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형평이론은 때론 여러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투자와 이득이 불균형을 이루더라도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에 현재의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흔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관계는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이타적인 사랑도 많이 있기 때문에 형평이론이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친밀감 이론

친밀한 관계란 두 사람의 삶이 서로에 대한 감정, 행동, 생각의 측면에서 밀접하게 얽혀있는 관계를 의미하며, 두 사람이 상당히 오랜 기간 다양하고 빈번한 만남을 통해 유지하는 상호 의존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 관계 속에서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려는 의존적 욕구, 자유롭게 각자로 남으려는 자율적 욕구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호작용이 필요한 것일까요?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살펴보면 친밀감을 느끼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상대로부터 이해받고 인정받고 있는 느낌이며, 중요한 일에 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함께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친밀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Reis&Patrick이 친밀감 이론에서 밝혔는데요, 그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의 중요한 감정을 상대방에게 내보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둘째는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를 잘 알고 있다는 인식, 즉 상대방이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믿음이 필수적 조건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요건은 상대방으로부터 이해, 인정,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 상대가 누구이든 친밀감을 느끼게 되며, 이 감정은 상당한 기간 동안의 교제를 통해 경험하고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전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학자 Harvry, Pauwels, Zickmund(2002)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심한 배려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생각과 행동이 교류되는 특유의 패턴으로서 관계의 친밀감, 안정성을 촉진하며, 이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첫째, 서로를 잘 앎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공개와 함께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 과거경험을 물어보고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잦은 대화를 하면서 정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 결과로 알게 된 정보는 친밀한 관계 형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둘째,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해석이 아주 중요합니다. 대체로 상대방의 긍정적인 행동은 내부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부정적인 행동은 외부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 관계를 증진하는 올바른 해석방법이라고 봅니다.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이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온 것에 대해서는 자신과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사랑으로 여기는 반면에, 약속 시간보다 늦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바쁜 직장생활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의 의도를 오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려를 구성하는 마지막 요소는 수용과 존중입니다. 이는 친밀한 관계의 전형적 특징이며, 상대의 행동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공감의 태도는 서로를 배려하게 되고, 결국 상대와의 관계를 매우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느낌으로 발전시켜 친밀한 관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